Me

이렇게 하찮은 저를 만나러 와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minigb 2023. 1. 2. 03:28
여러분은 제가 그 사람을 왜 쐈는지 궁금하실 거예요, 그 개새끼를요.
앉아 띨띨아!
빌리 플린이 기자 회견 재즈를 노래합니다.
잘 보면 그의 입은 절대로 움직이지 않죠. 거의.

https://youtu.be/G0ZuPjha-c8


갑자기 문득! 이 대사에 꽂혔다.

이렇게 하찮은 저를 만나러 와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그래서 원래 가사를 찾아봤는데, 영화에서는

I would just like to say how flattered I am that you all came to see me

라고 한다. 넘버랑 관련된 대사는 똑같이 쓰는 게 많아서 뮤지컬에서도 아마 이거일 듯?

원래 가사를 보면 ‘이런 하찮은 저’에 해당하는 부분이 전혀 없다.
번역도

제가 얼마나 기쁜지 꼭 말해 주고 싶어요

로 되어 있다.
(사실 여기서는 ‘that you all came to see me’가 완전히 빠져 있어서 이것도 적절하진 않다.)

'이렇게 하찮은' 저를 만나러 와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뭔가 한국 감성의 수식어가 추가된 느낌

 

나는 내가 초라한 걸 걸 아니까
나보다 훨씬 더 대단한 저 사람이 나를 보러 왔다는 게 엄청 영광스럽잖아. 근데
Real Recognize Real이니까
사실 나도 저 사람만큼 대단할 수도
진짜는 진짜가 알아보고 진짜는 진짜를 알아보니까!
(와 신기하다 조사 하나만 바꿨는데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됐어)

나를 만나러 와줘서 고맙다, 영광이다, 라는 이야기를 할 때
굳이 ‘내가 이렇게 하찮음에도 불구하고’라는 수식어를 붙일 필요는 없는 거 같다.


-
새해나 명절에 주변 사람들한테 굳이 따로 인사를 하진 않는데,
그럼에도 올해 나한테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해준 사람들에게 문득 정말 고마웠다.
연락 안 한지 오래됐는데 어쩜 나를 기억해주고 연락해준 거야…
고런 느낌… 그게 갑자기
이렇게 하찮은 저를 만나러 와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와 섞이면서
이렇게 부족한, 인사도 잘 안 하는, 조용한 저를 기억하고 인사해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이러면서 갑자기 저 대사에 굳이 저 수식어를 넣은 게 이해가 되는 거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막 그랬다.

 

다음엔 나도 인사해야겠다. 헤헤. 설날… 은 잘 모르겠고 추석에 도전해야지.


-
번외 1)
작년 1월 1일에 고양에 시카고를 보러 간 게 벌써 1년 전이다… 엉엉. 시카고 또 해줘!

그 바람이 이루어졌어.
올해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투어 팀이 내한한대요!
미쳤다 미쳤다 미쳤다!!!

오리지널이랑 한국판은 아무래도 느낌이 다르다.
마치 미국 버거킹과 한국 버거킹이 다른 것처럼 말이야.
근데 개인적으로 시카고는 다른 뮤지컬보다도 특히 많이 다른 거 같다.

그래서 오리지널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그 감성을 느껴보고 싶어!
아 진짜 설렌다.

 

그… 혹시… 위키드나 하데스타운도 오리지널로 하실 생각은…
아니 사실 위키드랑 하데스타운은 한국에서 공연을 아직 몇 번 안 해서 그냥 한국판도 좋아. 그냥 해줘. 그냥. 해줘.

 

아 그리고 올해 오페라의 유령도 해요… 미쳤다 진짜
ㅠㅠㅠㅠㅠㅠㅠ
무려 13년 만에!!
그리고 최재림 배우님 나옴
너무너무너무너무 궁금해!
기대된다.


-
번외 2)
최근에 시카고 넘버를 들으면서 든 생각들

1.
https://youtu.be/WKJklD5dvZ0

록시랑 벨마랑 같이 공연 다니면 얼마 안 가서 둘 중 한 명은 죽을 거 같음 ㅋㅋ

2.

Think big Roxie, think big.
I’m gonna get me a whole bunch of boys

더 크게 생각해 록시, 더 크게.
이왕이면… 몇 명 더 쓰는 거야!

https://youtu.be/mbhXrGJBOVM

Think big이라고 하는 게 갑자기 인상적이었다.
하긴
언젠가 나만의 쇼를 갖길 꿈꾸는 사람이니까.

그러고 보니 뭔가 성공한 사람 중에서 '나는 이 정도는 꿈도 안 꿨는데 어쩌다 보니 대박이 터졌어요' 하는 사람은 잘 없는 거 같다. 있더라도 정말 반짝하거나...?
지금도 인상적인 건 14년도에, 갓 데뷔한 송민호가 <Born Hater>에서

님이 18년도 쯤에 날 보면
지금 이런 말 못할 걸 보장된 성공

이라고 했는데 정말이지 18년에 <아낙네>로 솔로 데뷔하고 1위를 했다는 거야.
캬...
크게 생각해 이왕이면
몇- 명- 더- 쓰는 거야- !

2-1.
근데 '성공한 사람'이라고 하고 나니까 갑자기
그런 건 어떤 사람인가 싶었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해야지.

3.

한 번은 제 이름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난 거예요
~~, 귀여운 코러스 걸과 함께 나타나다
그게 저예요
전 그걸 오려서 스크랩 해뒀죠.

하지만 지금 봐요
록-시, 시-카-고를- 강-타--하다--

한 가지 진실을 알려드릴게요
물론 진실이 늘 중요한 건 아니지만요
제 의지와는 관계없이 계속 나이를 먹고 있거든요

오랜만에 보니까 좀 귀엽다.

의지와 관계 없이 계속 나이를 먹고 있지.

나이를 세는 방식이 바뀐다니 아주 좋다.

 

4.

시카고 영화에서 <We Both Reached for the Gun> 넘버 연출이 좋다.

록시와 기자들을 인형처럼 그린

https://youtu.be/C9dFKRZ8EbU

 

5.

https://youtu.be/VoNZ61nawv4

록시는 프레드를 죽이고 나서 왜 ‘나 쉬마려’라고 할까.

검색해보니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s://www.broadwayworld.com/board/readmessage.php?thread=886484

진짜 대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