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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3분기] 21년 여름방학 후기랄까

minigb 2021. 9. 12. 04:30

여름방학 후기를 적을 생각은 없었는데 주변 친구들이 적는 걸 보고 나도 충동적으로 적고 있다.
지금 이걸 쓰는 이 순간 척추 오른쪽에 신경이 있었는지도 몰랐던 새로운 위치에서 엄청난 통증이 느껴진다.
허리가 많이 상했나 보다.
바로잡아야겠다..

 

6월 말 ~ 9월 초 구글 인턴

21년 여름이라고 하면 단연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게 인턴 생활일 것이다.
4월 중순쯤에 동주가 주변 친구들한테 알려준 덕분에 지원했고, 감사하게도 오퍼를 받았다.
사실 동주한테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 거 같은데
너 덕분에 정말 좋은 경험을 했어. 정말 고마워.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건 초밥으로 안 될 거 같아...ㅠㅠㅠ
그리고 내가 인턴 하는 동안 학회에 신경을 많이 못 썼는데
그걸 메꿔준 운영진분들 정말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하고 죄송하면서 감사하면서 죄송하면서 감사하면서 죄송하면서 감사한데
어느 감정이 우선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감사하고 미안합니다.

첫 인턴십, 직장, 동료, 상사 (라는 표현을 쓰진 않지만), 팀, 프로젝트, 월급 등등
내 삶의 많은 '처음'이 구글, 내가 있던 팀, 나를 맡아주신 그 구글러분들어서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그와 동시에 나의 부족한 점을 뼈저리게 느꼈는데,
이전에는 나의 단점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들이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전부터 그러지 않았으면 좋았겠다 싶기도 하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인 거고.
지금이라도 깨달은 게 정말 다행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
라는 말을 절실하게 공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걸 바탕으로 더 나은 사람이 돼야지.

내 인생에서 정말 잊지 못할 거 같다.

 

PS 관련

연습셋
방학 초반에 팀빌딩을 해드리고, 2주에 한 번씩 팀 연습셋을 진행했다.
방학 때 대회가 많고, 또 신촌연합캠프에 참가하시면서 알고리즘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시는 분들이 늘어나서
매 연습셋마다 참가 팀이 꽤 많아서 되게 재밌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중에 하반기 결산 글에서 쓰지 않을까 싶다.ㅎㅎ

7월 31일 UCPC 예선
사실 올해부터는 PS 및 알고리즘 문제 풀이를 엄청 열심히 하진 않았다..
코포는 꾸준히 해보려고 했는데 2월 말에 블루를 찍은 뒤로 손 놓았다...
그래도 학기 중에는 연습셋이 있을 때 (내가 진행을 해야 해서) 꾸준히 풀었고
방학 중에도 팀원들이랑 꾸준히 연습셋에 참여했다.
올해 팀이 된 친구들은 대회에 나갈 때 높은 성적을 노리기보다는 즐기면서 하자는 친구들이었고
UCPC는 원래도 쉽지 않은 대회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정말.. 생각한 것보다 내가 너무 못했다. 내가.
그래서 정말 아쉬웠던 대회였다.

8월 28일 SUAPC
취미 PS 중이지만 SUAPC에서는 그래도 수상할 가능성이 조금 있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너무 아쉽다.
내가 조금만 페널티를 덜 쌓았다면 충분히 가능했을 텐데..
D를 풀었다면 가능했을 텐데..
근데 D는 정말 어쩔 수 없는 문제였고.. 내가 H를 덜 틀렸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혼자 붙잡고 있었다. 반례를 부탁하거나 할걸.
F도 한 번에 풀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막판에 내가 K를 풀어서 정말 다행이다.
다음엔 더 잘 해봐야지.
이건 나중에 상세하게 후기를 적을 예정이다.

 

문화생활

바쁜 와중에도 문화생활은 빠질 수 없었다...

라이프 사진전
정말 너무 좋았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아마 나중에 글을 적을 것 같다.
근데 이미 오래전이라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사진들 보면 다시 기억나겠지?

시카고
7월 초에 세 번(이나) 봤다.
원래 7/4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최정원-민경아-최재림-김영주 배우님 페어여서 그날이 마지막일 줄 알고 눈물 흘리면서 봤는데
또 보고 싶어서 그 후에 티파니 영 배우님 보러 가고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동기들이랑 갔다..ㅎ
사실 고작 두 달 전이긴 하지만, 어쩜 저렇게 생각 없이 돈을 썼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예산안을 짜서 소비하기 때문에 각각 카테고리마다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정해져 있는데
어쩜 저 때는 저렇게.. 생각이 없었을까...?
아니 뭐 그래도 내가 즐거웠으니까 됐다.

크루엘라
나는 엠마 스톤 배우님을 라라랜드를 본 후부터 정말 정말 좋아하는데
(사실 그 전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부터 좋아했다)
크루엘라 영화가 나온다길래 정말 기대했다.
근데 뭔가 계속 못 보다가 7월 말쯤에 정말 더 이상 극장에서 안 할 것 같은 때에 보러 갔다.
정말 정말 재밌었다. 배우님도 너무 아름다우시고
무엇보다 거기 나온 다양한 옷들과 시각적인 모든 게 정말 좋았고.
역시 난 디즈니랑 잘 맞는다ㅎㅎ

드라큘라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냥 보고 있으면 굉장히 경이롭다.
어쩜 저렇게 연기하시면서 노래도 하시고 춤도 추시고 그 와중에 동선을 완벽하게 기억하시는지.
그러다 보니 약간의 의무감을 더해서라도 뮤지컬 작품들을 한 번씩 보고 그 경이로움을 느끼려고 하고 있다.
그 첫 번째는 드라큘라였고,
앞으로 뮤지컬을 볼 때마다 후기 글을 쓸 거기 때문에 이것도 나중에 쓸 예정이다.

비틀쥬스
아니 비틀쥬스.. 미쳤다. 그 유명한 정성화 배우님을 드디어 봤다.
그리고.. 하.. 이것도 진짜 뮤지컬의 경이로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나중에 이것도 글을 쓰겠지?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드디어 조성진 님을 뵙게 됐다ㅠㅠㅠㅠㅜㅜ
사실 이 공연이 있을 때가 내가 정말 바쁠 때였는데
과거의 나는 미래의 나를 과대평가하고 공연을 예매했고..
이 공연에 대해서도 나중에 글을 쓸 거 같다.
(이것도 미래의 나를 과대평가하는 걸까?)

 

만남

8월 한 달 동안 어쩌다 보니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되게 좋았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졌고.
그래서 2학기 때 학회 포함 동아리를 5개 할 거 같은데
이게 맞나 싶긴 하지만
미래의 내가 잘 처리해줄 거다.
(또 과대평가하고 있다)

 

해외 대학원 진학 설명회

학교에서 선배님들이 행사를 열고 진행해주시고 있다.
정말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너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세상은 넓고 할 수 있는 건 많구나, 를 또 느낀 감사한 시간이었다.

 

계획

다들 후기 및 계획을 쓰길래.. 나도 계획으로 마무리할래.
앞서 말했듯이, 내가 너무나도 부족하고 발전해야 함을 느꼈고,
정말 발전할 것이고, 내가 해낼 수 있다는 확신도 어느 정도는 있다.
인턴 하는 짧은 기간동안 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발전 가능성이 정말 큰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이 세상에서
나만큼 나를 믿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나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를 항상 고민하고
우리는 자소서를 적고 그러는 거 아니겠는가.
근데 그걸 거꾸로 바꿔말하면
나조차 나를 믿지 않으면 이 세상에는 나를 믿어줄 사람이 더 이상 없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나만큼은 나를 믿어야지.
그리고 또 다른 나는 나의 그 믿음에 부응해줘야지.
그럼 서로 신뢰가 쌓이겠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위 네 줄이 모두 '그'로 시작했다는 게 정말 놀랍다)

나는 관심 있는 게 너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다.
온갖 뮤지컬을 보고 싶고, 전시도 가고 싶고, 콘서트도 가고 싶고, 야구도 보고 싶고, 축구도 보고 싶고, 학점도 잘 받고 싶고, 바이올린도 잘하고 싶고, 태권도도 잘하고 싶고, 요리도 잘하고 싶고, 운전도 잘하고 싶고, 체력도 좋았으면 좋겠고, 영어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싶고, 돈도 많았으면 좋겠다.
그 와중에 나는 내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
정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가지 않은 길을 그리워하는 그런 일도 되도록 없어야 하고.
생각이 많아지지만,
미래에 대해서 생각만 하고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0.7년 정도 낭비했기 때문에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다.
나의 믿음에 내가 부응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