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기분 좋아

minigb 2021. 11. 24. 16:49

보자마자 이건 귀여울 거라고 생각하고 산 슬리퍼가 정말로 귀엽다.
혹시 사이즈를 잘못 살까봐 걱정했는데 딱 맞다.
매우 기분이 좋다.

앉아있는 동안 종아리가 교차하도록 다리 꼬고 있는 습관이 골반에 안 좋다는 걸 봤다.
덕분에 내 골반이 비틀어져 있는 이유를 찾았다.
평소에 가방을 한쪽으로 매서 그런 줄 알았는데 더 큰 이유가 있었어.

이 슬리퍼 신으면 인형이 커서 종아리 꼬고 앉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의도치 않은 자세 교정
아주 좋아


강릉에 놀러 갔을 때 산 접시인데
소품샵에 들어가면서 예쁘다고 확 사버리지 말고 구경만 하자고 다짐했지만
보자마자 이 친구는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마카롱 같은 작은 디저트 먹을 때 쓰려고 했는데
사용하다 보면 상처가 생길 수밖에 없고 그러면 마음 아플 것 같아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이렇게 쓰고 있다.
책상 위에 돌아다니던 물건들을 모아두니 아주 좋다.

그리고 최근에 저 오른쪽에 있는 메모 홀더를 샀다.
이 친구도 보자마자 그냥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둘이 놔두니 톤이 비슷해서 매우 잘 어울린다.

아주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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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니까 좋다.
예전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이젠 할 수 있다.
신경 써야 하는 것도 줄어들었다.

이전부터 여유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나에게 들어오는 자극에 초연하게 대처하는 사람이고 싶다는 것도 포함한 거였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모두.

성인이 되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고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쌓고 그러면서 인생 빅데이터를 쌓아나가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또 경험이 쌓이면서
직감이라는 게 점점 더 정교해지고
하다 보니

내가 바라는,
초연한 사람에 더 가까워져 가는 거 같기도.

나의 모든 생각을 여기에 다 적을 순 없지만 말이야.
지금처럼 잘 살면 좋겠다. 앞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