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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토마토를 많이 먹다가 깨달은 거

minigb 2022. 4. 30. 10:20

방울토마토를 한꺼번에 많이 씻어놓고 먹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한 번 먹기 시작하면 계속 집어먹게 된다.

워낙 양이 많아서 그렇게 해도 줄어드는 게 잘 안 보인다.

 

그러다 문득, 그릇에 스프 통을 연결해서 스프가 끝없이 나오게 했더니 평소보다 몇 배의 양을 더 많이 먹었다는 실험 결과가 생각났다.

그릇이 비질 않으니 내가 얼마나 먹었는지가 잘 안 보이는 거다.

 

그러다 또 문득 시간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또 문득 감정과 노력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방울토마토도 스프도 시간도 감정도 노력도

모두 다 하염없이 소비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 당장은 계속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언젠가는 고갈되겠지.

 

그러니까 과소비하지 않으려면

리밋을 정해놔야 한다.

어느 정도까지만 시간을 써야겠다.

감정을 써야겠다.

노력을 해봐야겠다.

 

그리고 그 정도만 딱 하고 멈출 수 있어야 한다.

미련이 남아도 어쩔 수 없다.

과거의 나와 한 약속이니까.

그러니까 그때 멈출 수 있으려면

내가 그 투자를 하는 동안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집중해야 해. 그걸 투자하는 순간에.

 

내가 정해놓은 리밋에 도달했다고 해서 무조건 끊어낼 수는 없을 수도 있겠지.

조금만 더 하면 될 거 같은 경우,

그리고 더 할 수밖에 없는 경우 (과제를 한다거나...)

 

그런 경우에는 좀 더 투자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굉장히 예외적인 케이스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지금 나는 과거의 나와 한 약속을 어기고 있다는 걸.

 

추가로 투자하는 데 익숙해지거나 자연스러워지면 안 돼.

스프를 한 그릇 더 먹을 때, 내가 지금 계획한 양보다 더 먹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먹어야 하는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

방울토마토 먹을 때 덜어서 먹는 습관부터 들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