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es

[WINNER] 2022 CONCERT ‘THE CIRCLE’

minigb 2022. 5. 6. 09:01

요즘 위너한테 신경을 많이 못 썼다.
멤버들이 소집해제 후에 이런저런 활동을 하고 방송에서 각자의 마음 아픈 이야기들을 고백하기도 했는데 마음이 아프긴 했지만 그걸 차마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위너가 콘서트를 한다고 했을 때도, 작년에 송민호 솔로 콘서트를 갔기도 했고 내가 위너를 좋아하는 것의 90% 정도는 송민호가 차지하고 있어서 갈까 말까 고민했다. 그러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예매했고

안 갔으면 정말 후회했을 거다. 근데 이게 웃긴 게, 후회하지도 못했을걸? 후회라는 건 무언가를 잘못 선택했다는 걸 나중에 깨닫고 아쉬워하는 건데, 콘서트를 안 갔으면 내가 무엇을 느끼고 얻었는지도 알 수 없으니 비교 대상이 없어서 후회도 못 했겠지.

사실 콘서트 티켓이 배송돼도 그냥 아 왔구나, 하면서 뜯어보지도 않았고 (이건 분실 걱정 때문에 그런 것도 있긴 하지만), 며칠 전에서야 일정을 확인하다가 아 나 이날 위너 콘서트 가는구나, 그냥 그런 생각이었고, 당일에도 오전에는 다른 일을 하다가 그냥 시간에 맞춰서 콘서트장에 도착한.. 그런 느낌이었다.

공연장에는 30분쯤 전에 도착했다. 늘 그렇듯 위너 노래들이 나오다가 한 20분쯤 전부터 <REALLY REALLY>부터 <LOVE ME LOVE ME>, <EVERYDAY>, <MILLIONS>, <SOSO>, <뜸> 이런 순서로 뮤직비디오가 나왔다. 근데 <REALLY REALLY>를 보는 순간 갑자기 5년 전의 위너와 나와 그 모든 상황이 생각나면서 뭉클해지기 시작하더니 그 뒤로 뮤직비디오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이 사람들이 점점 바뀌는 게 보이고, 그 곡들이 나올 당시의 나의 상황도 생각났고, 내가 점점 바뀌어 간 것도 생각나고,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모두 각자가 열심히 살아오고 있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ISLAND>에서 마지막 후렴 때 조명이 확 켜지고 음악 소리가 커지면서 공연이 시작됐다. 이때 진짜 기분 좋다.

첫 곡은 <REALLY REALLY>였는데, 이 곡이 위너가 4인 그룹이 된 후에 처음으로 발매한 곡이라서 약간 두 번째 데뷔곡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이 당시에 모든 상황이 잘 맞물려서 큰 히트였기도 했고, 이름을 많이 알렸고

하 그래서 이 곡 나오면서 공연 시작할 때 갑자기 막 엄청 벅차오르면서 정말 오길 잘했다 싶었다. 그리고 그 후에 나오는 모든 곡도 안 들은 지 꽤 오래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모두 다 알고 있는 내가 놀랍기도 했고

무엇보다 내가 아무리 송민호를 좋아하더라도, 그냥 위너 자체도 정말 많이 좋아한다는 걸 많이 느꼈다. 강승윤, 김진우, 이승훈도 다 너무 좋고, 너무 응원하고, 네 명이 함께 있는 위너 그 자체도 좋고.

그냥 정말... 오랜만에 진짜 재밌게 놀다 왔다. 며칠 전부터 허리 아팠는데 많이 나았다. ㅋㅋㅋ

재밌는 이야기들은
1. 공연장에서도 함성과 호응이 가능해진 덕분에 오랜만에 소통용 질문들에 육성으로 대답할 수 있었고, 호응도 하고, 노래를 따라부를 수도 있었다. 특히 노래를 따라부르는 게 정말 좋았다. 내가 이 노래들을 아직도 다 기억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2. 콘서트 때 함성과 호응이 가능해질지에 따라 준비하는 내용이 달라져서 이거에 대해 얘기했다고 한다. 근데 이승훈이 본인 생각엔 규제가 완화될 거 같다고, 된다고 생각하고 계획하자고, 안 되면 자기가 호응해서 다 커버하겠다고 했다는데 정말 그 말대로 됐다. ㅋㅋㅋㅋㅋ 다행쓰. 덕분에 재밌게 놀았다.

3. 솔로 무대 다 너무 좋았지만 이승훈이 정말 정말 정말 준비 많이 하고 아주 칼을 갈고 나왔구나 싶었다. 정말 잘하더라... <Flamingo> 라는 솔로곡이 라틴 풍인데, 무대도 정말 많이 준비했고, 라틴 댄스 국가대표분이랑 하는 부분과 의상과 자태가 모두 멋있었다. 진짜 수고 많았다...

4. 민호는 정말 멋있다. ㅋㅋㅋㅋㅋㅋ <시발점>, <아낙네>, <탕!(하트)> 했는데, <시발점>이랑 <아낙네>는 솔로 콘서트에서도 봤지만 <탕!(하트)>는 그때 발매되기 전이어서 오늘 처음 봤다. 멋있고 귀여웠고

5. YG 소속 댄서분들 중에 스우파에 YGX팀으로 나온 분들이 굉장히 유명하신데, 그분들도 모두 너무 좋지만 나는 그 전부터 계셨던 분들을 오래전부터 진짜 좋아했다. 오늘 @rarmg, @ryeon89, @heeeeyun, @gahee_v 님이 나오셨는데, 위너가 한창 활동 많이 할 때 대부분 함께 했던 분들이라 오랜만에 봬서 반가웠다. 최고로 멋있는 분들 오래오래 나와주세요.

6. <Movie Star>라는 노래가 있는데, 가사가 좀 뭉클하다. 그중에 송민호 파트는

한 번뿐인 인생이라
스스로를 옥죄일 수밖에
나는 그걸 옥에 티라 부르고 싶네
실수할 수밖에 없지 그건 잘못이 아니야
어쩌면 리허설이었을지도
저들의 화려한 영화는 CG 티가 나지
우린 비록 초라할지라도 충분히 감동적일 거라고 믿어
뒤돌아봐 지난 한 달은 30프레임 1초 정도
그 안에 얼마나 무수한 인생 배우들이 쓰러졌는가
연기는 역시 연기로 흩어질 뿐이야
남으로 살지 말자
아등바등 사는 팔자라도
아름다움을 팔진 말자
NG 좀 나면 어때 GN

그냥 뭔가... 몽글몽글해지는 가사인데 오늘 이 부분에서 뭔가 벅차올랐던 거 같았다... 그냥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7. 티켓팅 타이밍을 놓쳐서 뒷자리에 앉았는데, 단차 덕분에 시야 방해가 없고 위너봉까지 감상할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다. 예쁘더라.

8. 중간에 관객분들이 한 번씩 다들 일어설 때 나는 허리 아파서 계속 못 일어나다가 내 바로 앞줄 분들까지 일어섰을 때는 나도 일어섰는데 놀랍게도 허리가 덜 아팠다. ㅋㅋㅋㅋㅋㅋ 공연 보는 사이에 나았던 거야. 진짜 웃겼다.

8. 앵콜 시작할 때 객석 안쪽까지 들어왔는데, 코로나 때문에 이런 건 전혀 상상도 못해서 진짜 진짜 놀랐다...

10. 생각해보니 가장 최근에 간 위너콘이 19년 1월이다. 진짜 오랜만이었다.


그냥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마음이 편했으면 좋겠다. 걱정이 없으면 좋겠다. 안정적이면 좋겠다.
한동안 또 못 보겠지. 이제 또 각자의 일이 있으니... 그냥 다들 각자 있는 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번 콘서트가 마지막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한 거 취소할게. 이번에 보니까 아닐 거 같아.
근데 난 마지막이라고 해도 괜찮아. 뭐든 그냥 다들 각자가 가장 행복할 수 있을 선택을 하면 좋겠다. 난 언제나 항상 계속 응원할 테니까!
여튼 정말 정말 즐거웠어!!!!!!

콘서트장

날씨 최고

 

위너봉과 함께

 

콘서트 티켓과 함께

티켓을 포토카드 형태로 만드는 아이디어 너무 좋다. 아이디어 내신 분 정말 감사합니다. 최고이십니다.

주변 사람들이 다 이걸 들고 사진 찍길래 이게 MD 사면 이벤트로 주는 포토 카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티켓이었다... 좀 웃겼다.

 

끝나고 또 찍기.

최고로 재밌었다.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