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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 버킷리스트를 빈칸으로 남겨두고 싶진 않았어 - 2

minigb 2022. 7. 23. 01:02

1편: www.minigb.io/185  

 

[미니인터뷰] 버킷리스트를 빈칸으로 남겨두고 싶진 않았어 - 1

# 첫 인터뷰 인터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후에 가장 먼저 떠오른 친구는 나랑 가장 친한 친구, 요소얀(닉네임입니다. ㅎㅎ)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친해졌지만 그 후에는 다른 계열로 진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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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학교생활은 어때? 수업하는 거.

 

요소얀: 사실 나는 캠퍼스 수업을 한 번도 못 들었어. 이때까지 들은 수업이 3학기에는 코로나가 심해져서 다 온라인으로 바뀌었고, 4학기에는 내가 여행 다닐 생각으로 처음부터 온라인만 신청했었어. 그래서 학교는 딱 학식 먹으러만 가봤는데, 여기 캠퍼스는 되게 우리나라랑 비슷한 느낌. 근데 되게 실용적인 느낌. 일단 제일 좋은 건 다 평지야.

 

나: ㅋㅋㅋ 그거 진짜 최고다

 

요소얀: 어 진짜 최고. 그리고 건물마다 스쿨 카페테리아가 있는데 좀 차이가 커. 난 그래서 맨날 여기 있는 데만 가는데, 어쨌든.

도서관 건물은 또 학교 건물이 따로 있고. 여기 좀 신기한 게 칸막이 쳐진 공간 거의 없고, 조별로 앉아서 뭔가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은 거 같아.

또 뭐가 있을까. 아 그리고 학교 체육관이 진짜 싸. 한 학기에 7만 원? 정도였어.

 

나: 뭐 할 수 있어?

 

요소얀: 체육관, 라커까지 다 쓸 수 있고, 스포츠 수업을 등록할 수 있는데 요가나 배드민턴 같은 건 가서 배우면 되고, 내가 저번에 한 스키 같은 거, 외부에서 듣는 건 돈을 냈어. 근데 그것도 2만원 정도였나? 그래. 되게 싸.

나는 막연히 북유럽이라고 하니까 돈이 되게 많이 들 거로 생각했거든. 근데 체육관 비도 싸고, 기숙사도 한 달에 40만 원이야. 한국보다 싸잖아! 그리고 학식도 4천 원? 정도고. 그래서 괜찮은 거 같아.

 

나: 너 근데 식비는 되게 비싼데 학식은 되게 싸네.

 

요소얀: 어 식비는 최소 2만 원은 생각해야 하는 거 같아 밖에 나가서 먹으려면. 여기서는 학식 먹는 게 진짜 제일 좋아. 주말에도 열었으면 좋겠다.

 

나: 아 그럼 대부분 학식 먹고, 주말에는 나가서 먹고 그러는 거야?

 

요소얀: 응 근데 우리는 주말에도 안 나가고 안에서 요리해 먹어. 여기 교환학생 사이의 문화 같은 게 있는데, 뭐 피자데이 이런 식으로 해서 어떤 친구가 피자 만들 거라고 하면 다 같이 돈 모아서 재료 사고, 참여할 사람 명단 적고, 그 친구가 장을 봐오면 같이 만드는 거야 피자를. 그리고 나눠 먹고! 그런 거 재밌어.

 

나: 아 지금 너가 사는 기숙사에서 그렇게 하는 거야?

 

요소얀: 응. 한 번씩 하는데 요즘은 또 안 하더라고? 나중에 내가 스시 데이를 하든지 비빔밥 데이를 하든지 생각 중이야.

 

나: 오 진짜 재밌겠다. 비빔밥데이 해줘.

 

요소얀: 응 그러니까. 비빔밥도 뭐 괜찮지 않나?

 

나: 아 비빔밥 먹고 싶다.

 

요소얀: ㅋㅋㅋ 아니 그게 은근 한 번씩 떠오를 때가 있다니까?

 

한식도 잘 챙겨 먹던

 

나: 핀란드 전통 음식에 어떤 거 있어?

 

요소얀: 사실 그렇게 뚜렷한 건 없는 거 같아. 그래서 이런 질문 엄마 아빠한테 받을 때마다 되게 곤란한데, 엄마가 내가 식당 가서 뭐 먹었다고 하면 '거기 핀란드에만 있는 거야?' 이런 거 물어본단 말이야. 근데 그런 건 거의 없고.

순록고기가 약간 특산품이야. 그래서 내가 저번에 북극관 여행 갔을 때 순록고기를 먹었는데, 순록 고기를 절여서 얇게 썰어서 매시드 포테이토랑 같이 먹고 베리를 얹어줘. 그렇게 먹는 게 약간 특식 느낌인 거 같은데, 나는 솔직히 가격에 비해서 그다지 맛이 없었어.

 

나: 아 진짜? 의외네. 고기 자체가 맛이 없는 거야? 너 입맛에?

 

요소얀: 좀 냄새나는 고기라고 해야 하나.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게 아니라 양고기 느낌인 거지. 근데 양보다 조금 세더라고. 그래서.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때 코로나 때문에 아파서 그랬던 거 같아.

 

나: 아 ㅋㅋㅋㅋ 입맛 없어서?

 

요소얀: 입맛 없고 다 쓰게 느껴지고 그래서.

 

순록 고기 / 산타 마을에서 엽서 보내면 크리스마스에 맞춰 보내준다고 한다

 

나: 그리고 또 막 스키 타는 거나 호수 산책하고 그런 활동 중에서 특별히 재밌었던 거?

 

요소얀: 일단 나는 스키 타는 게 재미는 있었어. 내가 말했듯이 원래 겁이 많아서 스키 같은 거 다운힐은 절대 못 탄단 말이야 한국에서는. 근데 그게 크로스컨트리니까 거의 평지를 걷고, 언덕에서 가속 붙으면 느리지 않아서 재미도 있고. 그리고 걷기 귀찮을 때 그거 타면 빨리 갈 수 있어. 그래서 나는 그거 좋아했는데.

호수 걷는 것도 좋긴 한데 내가 저번에 도넛 사러 호수 위에 있는 카페에 갔었단 말이야. 그게 기숙사에서 호수를 통해서만 갈 수 있는데, 한 15분 걸어야 해. 걸어서 가면 꽤 멀거든. 근데 갈 때는 날씨가 좋아서 괜찮았는데, 돌아올 때 갑자기 눈보라가 치기 시작해서 진짜 얼굴이 너무 아픈 거야. 눈이 얼굴 막 때리고 바람도 세서 아-- 이러면서 친구들이랑 갔는데, 그 후로 호수 걷는 건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 날씨가 진짜 좋을 때만 가야겠구나 싶어서. 진짜 너무 고생했어 그때. 그래서 애들 그때 봤는데 얼굴에 화장 다 날아가 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다 그냥 젖어서 막 그때 진짜 웃겼어.

 

나: 아 근데 갑자기 궁금한 게 호수가 확실히 얼었는지를 어떻게 알아?

 

요소얀: 내가 어제 이거를 여기 사는 애들한테 물어봤거든? 근데 핀란드 사람들이 보는 웹사이트가 있대. 그래서 몇몇 지점마다 얼음 두께? 를 측정해서 알려준대. 그래서 그걸 보고 얼음이 충분히 있으면 호수 위로 갈 수 있는 거고, 얼음이 조금밖에 없으면 핀란드 사람들도 안 간다는 거야.

 

나: 아 그러면 그 지점마다 측정하는 걸 설치를 해놓은 건가?

 

요소얀: 그런 거 같아. 근데 나는 그게 핀란드 어로 되어있다 보니까 웹사이트에 못 들어가 보긴 했는데. 어쨌든, 음. 다양하게 알려주나봐.

 

나: 오 진짜 신기하다.

 

요소얀: 응 좀 괜찮은 아이디어인 거 같아. 왜냐하면 요즘 날씨가 진짜 좋았거든. 그저께까지는 7~8도였단 말이야. 근데도 사람들이 호수에서 걷더라고. 다 믿는 구석이 있었던 거지. ㅋㅋㅋㅋ

 

나: 7도 정도면 호수는 녹지 않는다, 이러면서.

 

요소얀: 그니까. 아직 남아있나 봐.

 

나: 오... 신기하다.

 

요소얀: 연구할 생각 없나요? 뭔가 코딩으로 연구할 게 생각났나요? ㅋㅋㅋㅋ

 

나: 앜ㅋㅋㅋㅋㅋ 아 그런 건 아니었는데, 뭔가 과학 기술의... 굉장한... 활용 포인트라고 생각했어.

 

요소얀: ㅋㅋㅋㅋㅋㅋ 역시…

 

바람 많이 불 때 호수에서 돌아오는 길 / 크로스컨트리 스키 / 언 호수 예뻐 / 강한 햇빛이 물에 비치는 모습도 예뻐

 

오로라를 보는 게 일상이 된 게 너무 부러웠다. 나도 언젠가 오로라를 꼭 보고 싶어.

 

나: 그리고! 뭔가 빼놓을 수 없는 에피소드. 너의 아팠던 한 달

 

요소얀: 솔직히 아팠던 3주는 별로 이렇게 기억에 남을만한 일이 크게는 없었거든. 왜냐하면 거의 방에서 누워서 골골대고 있었고, 그나마 밖에 나가서 걷고 한 날도 결국 컨디션이 안 좋아서 오래 못 있었단 말이야. 그나마 핀란드 병원 간 게 기억에 남을 거 같은데

 

나: 아 그 의사 선생님이랑 20분 면담하고 했던 거?

 

요소얀: 어. 일단 예약하는 과정이 좀 험난했어. 우리는 보통 그냥 전화하면 예약해주잖아. 아니면 그냥 가도 되잖아. 근데 난 아파 죽겠는데 계속 기다리래, 다른 부서에 연결해주겠다고. 그래서 다른 부서에서 연락이 와서, 거기서도 나한테 막 보험 있냐, 공보험이냐, 사보험이냐, 그런 거 다 물어보고, 증상 뭐 있냐 물어보는데, 처음엔 나한테 결핵일 수도 있겠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결핵 걸렸을 리가 없다. 한국에서도 이미 검사 하고 왔고, 여기 올 때도 검사했다고. 근데 그게 아니라, 너가 교환 학생들이랑 같이 살면 옮았을 수도 있다고 하는거야. 그래서 그때부터 약간 겁이 덜컥 났지. 왜냐하면 결핵은 좀 심각한 거잖아 어쨌든. 어쨌든 결국 거기서 갈 수 있는 병원 하나를 말해줘서 내가 거기에 연락해서, 예약했어. 그래서 의사를 볼 수 있었지.

 

나: 아 그러면 그 병원을 알려주면서 증상을 설명한 건 어디야?

 

요소얀: 거기 그 탐페레에 있는 건강센터? 그 보건소에서 병원에 내 정보랑 증상을 이렇게 놓아주면, 나는 병원이랑 연락하거나 병원에 갈 수 있는 거지. 항상 뭐 백신 예약할 때나 pcr 테스트를 받을 때 다 거기 건강 센터에 연락해.

 

나: 건강 센터는 시에 소속되어 있는 거야?

 

요소얀: 어 시에 소속되어 있어. 그리고 학교마다 건강센터가 따로 있거든. 그래서 시에 있는 건강 센터가 너무 연락이 늦으면 학교에 있는 센터에 연락하면 좀 더 빨리 되는 느낌.

 

나: 우와. 진짜 신기하다. 뭔가 우리나라라면 상상도 못 할 처리방식이야.

 

요소얀: 그치. 근데 그나마 괜찮은 건 거기에 있는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니까? 그래서 일부러 분리해놓은 거 같기도 하고. 어쨌든 그랬어. 뭐 기껏 예약해서 병원에 갔더니 일단 진료받았는데 검사를 하러 3일 뒤에 오라네. 그래서 나 진짜 그때도 약간 짜증 났었거든. 3일 뒤였으면 아팠던 거 다 없어졌을 시기인데! 

그리고 막 의사 쌤이 면담할 때도 너는 젊으니까 괜찮다고 하면서, 비타민 먹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는 거야. 나 비타민 진짜 맨날 먹었거든. 그래서 진짜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하네! 이렇게 생각했어.

근데 좀 내 영어 실력에 감탄하긴 했지. 왜냐하면 의사가 말하는 단어를 내가 다 알아들었으니까

 

나: 그니까! 나도 안 그래도 그 이야기 하려고 했어. 이 모든 걸 다 영어로 한 거냐고! ㅋㅋㅋㅋ

 

요소얀: 그니까. ㅋㅋㅋㅋ 그리고 나서 피검사 또 금요일에 하고, 또 근데 피 검사할 때 신기한 건, 내가 예약을 하고 갔거든. 근데 우리는 병원 가서 이름 말하면서 접수를 하잖아. 근데 거기서는 메시지가 와서 병원에 왔으면 A를 눌러라, 이런 식으로 떴는데, 내가 A를 누르니까 그 사람이 내 이름을 불렀어. 다 자동화가 되어있는 거지. 그래서 좀 신기했어.

 

나: 와.... 신기하다

 

요소얀: 어 의외로 여기가 좀 디지털화가 많이 되어 있어. 그래도 다들 친절해서 괜찮았어. 피 검사할 때도 내가 어지러울까 봐 무섭다고 하니까 누워서 피 뽑자고 하고, 계속 말 거는 거야. 말 안 하고 혼자 있으면 더 무섭잖아. 나한테 피는 보지 말고 자기 얼굴 보면서 말하라면서. ㅋㅋㅋ 그래서 얘기하고, 그리고 의사가 또 3일 있다가 전화 와서 너 피검사 딱히 큰 이상은 없고 이러이러한 수치가 살짝살짝 낮은데 이것도 그냥 상관없어, 라고 해서 결국은 그냥 돈을 날렸지. 한 50만원.

 

나: 그치 검사 다 했는데 뭐 모르겠다고 하니까.

 

요소얀: 아 그래도 뭐 큰 병은 아니었으니까 결과가 안 나온 거겠지? 그래서 뭐. 하나의 에피소드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보험에 돈을 청구해놓은 상태입니다. 2주쯤 걸린다는데 다다음주에 돈이 들어왔으면 좋겠네.

 

나: 아 그럼 보험도 완전히 다 이런 상황까지 고려해서 들어놓고 갔었구나.

 

요소얀: 아니야. 핀란드는 그냥 그 비자 신청? 거주 허가증이 나오려면 보험이 무조건 있어야 해. 그래서 내가 6개월짜리 보험을 15만원 인가에 들었단 말이야 저번에. 근데 나는 완전 이득이지. 50만 원정도 받을 수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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