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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라고

minigb 2022. 9. 4. 01:43

>> ‘어쩌라고’로 순화해주세요

학회 운영진 톡방에서 잘못된 정보를 얘기해서 혼란스럽게 했을 때 미안해하니까 ‘어쩌라고’로 순화해달라고 했다.

‘죄송합니다’ 대신 ‘어쩌라고’로 순화해주세요.

그 후에 학회에서 무언의 밈처럼 사용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도 이 말을 들었다.

왜 이렇게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할까 생각하다가 깨달은 게

나는 확실한 게 좋아서다.

 

‘죄송합니다’의 대체제로는 ‘알겠습니다’가 있다.

좀 더 Lite 한 거로는 ‘미안해’ 대신 ‘알겠어’라고 하는 거

 

근데 이럴 때 나는 ‘알겠어’라고 하면 그냥 정말 말 그대로 음 알았구나- 싶지 거기서 ‘미안해’가 보이지 않는다.

뭔가 일차원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

애매한 상황에서 맥락을 파악하고 조합해서 눈치껏 상대방의 의도와 의미를 알아차리는 게 아직은 잘 안된다.

확실한 게 좋다.

 

그래서 이럴 때 확실하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좋고

그래서 나도 이런 상황에서 확실하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려고 하고

근데 종종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하는 것도 어떤 느낌인지 알겠다.



>> 어쩌라고!

일 끝내고 자리에서 12시에 일어나면서 12시 8분 막차는 못 탈 거라는 건 알고 있었고 그다음에 12시 20분 차를 타고 홍대 입구까지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건물 문이 안 열려서 ??? 하던 중에 어떤 분이 후문으로 나가시는 걸 보고 나도 따라 나가서 미친 듯이 뛰어갔는데 난 분명 15분 정도부터 열차를 기다렸던 거 같은데 왜 때문인지 23분이 돼서도 안 오는 걸 보고 뭔가 큰일 났음을 느끼고 반대편에 오는 열차가 성수(내선)이라길래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걸 타면 2호선이 한 바퀴 빙 돌아서 내가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 거 같은데 네이버 지도가 그걸 안내해주지 않는 건 앱의 버그일 거라는 무언의 자신감으로 또다시 뛰어서 1,250원을 다시 내고 반대편으로 넘어가서 그걸 탔다가 성수(내선)이기 때문에 성수에서 멈추는 건 아니지만 거길 지나면 종착역은 을지로입구역이기 때문에 결국 다시 큰일 났다는 걸 깨달았다.

 

을지로입구역에서 심야버스가 있긴 한데 시간이 정말 애매해서 과연 이걸 탈 수 있을까 하는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준비하다가 문득 출구에 가려면 열차 앞쪽에 있는 게 더 유리하겠다 싶어서 앞쪽으로 이동했는데 열차에서 나와서 출구를 찾아 뛰어다니면서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더 나았을 거 같아 보였을 때 왠지 주변에 다들 똑같은 버스를 생각하면서 달리고 있는 것 같은 사람들이 있었고 처음 봤고 앞으로 볼 일 없는 사람인 나와 내 뒤에서 뛰어오던 사람에게 엘레베이터를 잡으면서 빨리 오라고 손짓하신 게 되게 인상 깊었다.

 

그리고 엘레베이터에서 나왔더니 정말 말도 안 되게 버스가 바로 앞 사거리에서 신호를 받아 멈춰 서 있었고 아까 엘레베이터를 잡아주신 분은 그걸 보고 시원하게 욕을 하셨고 우린 또 다 같이 달렸다.

 

그리고 그 버스 타고 다행히 안전 귀가 함.



>> 어쩌라고…?

최근에 생각난 재밌는 이야기

몇 달 전에 코포에서 코드 카피 관련 연락이 왔다.

Such a coincidence is a clear rules violation.

어쩌라고

unintentional leakage?

어쩌라고 아니 leakage가 없었는데!

 

그리고 같이 걸린 분께 연락이 왔다.

당시에는 '나도 고통스럽다...'하고 넘어갔는데 지금 보니까 이분은 카피 때문에 라운드가 날아갔었다...

 

근데 코드 보면 카피로 보일만 하다. 너무 비슷해.

struct Data {
	int cordinate;
	int index;
	ll weight;
};

bool SortByCordinate(Data a, Data b) {
	return a.cordinate < b.cordinate;
}

bool SortByWeight(Data a, Data b) {
	return a.weight < b.weight;
}

int main() {
	ios::sync_with_stdio(0); cin.tie(0); cout.tie(0);
	int tc; cin >> tc;
	while (tc--) {
		int n, m; cin >> n >> m;
		vector<Data> arr(m);
		for (int i = 0; i < m; ++i) {
			cin >> arr[i].cordinate >> arr[i].weight;
			arr[i].index = i + 1;
		}
		sort(arr.begin(), arr.end(), SortByWeight);

		vector<Data> ans(2 * n);
		ll sum = 0;
		for (int i = 0; i < 2 * n; ++i) {
			ans[i] = arr[i];
			sum += ans[i].weight;
		}
		sort(ans.begin(), ans.end(), SortByCordinate);
		
		cout << sum << kEndl;
		for (int i = 0; i < n; ++i) {
			cout << ans[i].index << ' ' << ans[2 * n - 1 - i].index << kEndl;
		}
		cout << kEndl;
	}
}

문제는 여기

https://codeforces.com/contest/1650/problem/C

카피 걸린 분 코드 보면 진짜 똑같다.

structure 쓰는 거랑 sort 함수 두 가지 만든 거뿐만 아니라 그냥 코드 한 줄 한 줄이 하는 일이 정확하게 똑같다. 맨 마지막에 답 출력하는 방식까지

 

근데 어쩌라고 진짜 그냥 우연인데!

저 분 화 많이 나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