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es

[뮤지컬] 2022년 데스노트

minigb 2022. 9. 10. 01:40

(스포일러로 느껴질 만한 내용이 있습니다.)

미친 페어

장민제 배우님 빼고는 다 한 번씩 봤던 분들

그리고 감동 받았고

 

무대가 정말 단조롭다. 책상이나 소파 정도 소품만 이동하는 게 다이다.

나머지는 다 동영상으로 처리한다. 그래서 뭔가 내가 느끼는 뮤지컬의 경이로움 같은 건 좀 덜하지만

장면 전환 연출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건 확실히 장점이다.

 

그리고 애니를 원작으로 하는 만큼 애니 느낌이 정말 많이 났다.

애니인데 사람만 실사판이 된 느낌

라이토랑 엘이 테니스 치는 장면 연출이 제일 기억에 남았는데, 둘이 마주 보고 치다가 테니스 코트가 회전하면서 두 주인공이 관객을 바라보고 라켓을 휘두르는 걸로 구도가 바뀌었다.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상상되시나요?? 진짜 만화에 나올 법한 연출이었다.

 

홍광호 김준수 서경수 김선영 장민제 배우님 모두 진짜 노래 너무 잘하시고

내용도 심오하다. 생각해볼 만한 거 같고

일본 애니를 좋아하는 이유를 약간 알 거 같음

뭔가 그 특유의 감성이 있어

 

김선영 배우님이랑 서경수 배우님 둘 다 사신 메이크업이 엄청 두꺼운데 그걸 뚫고 나오는 표정이랑 눈빛이 진짜 좋다.

김선영 배우님은 1막에서는 맨 처음에만 나오고 그 뒤로는 안 나왔다. 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어쩔 수 없는 게 미사의 사신이라 미사가 데스노트를 만져야 보이는데 그게 1막 마지막 장면이었으니까.

무거운 분장 하고 1막 러닝타임동안 대기하시려면 쉽지 않으시겠다고 생각했다. 2막에만 나오는 거면 분장을 더 여유롭게 해도 괜찮으시지 않으셨을까?

 

김선영 배우님 너무 좋아. 그 특유의 톤도 좋고 표정도 좋고 눈빛도 좋고

특히 미사를 죽일 때 부르는 넘버가 정말 말이 안 된다. 눈물 난다.

그 사랑이 느껴진다.

 

그리고 서경수 배우님 으하하하하ㅏㄲ 하고 웃는 거 너무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웠다가 갑자기 차가워지는 그런

돌변하는 것도 좋아

연기를 정말 잘하신다.

 

깨달은 게, 나는 뭔가 스토리가 복잡한 뮤지컬은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다.

뮤지컬에서는 음악과 춤과 노래와 무대 장치가 어우러진다는 게 좋은데

스토리가 복잡하면 그것들이 모두 스토리 전달을 위한 서포터가 되는 느낌

그래서 이 작품이 좀 아쉬웠는데, 사실 오히려 스토리가 강한 게 뮤지컬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흥미를 주는 요소가 될 거 같기도 하다.

그래도 배우님들이 모두 너무 대박적이어서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