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했다.
어떻게 벌써 종강?
종강 파티 거하게 함
전공과목 팀플에서 만난 친구랑 점심을 먹었다.
라멘 토핑을 써브웨이처럼 조절할 수 있는 게 좋았다.
파이홀 드디어 가봤는데 카페 분위기도 예쁘고 파이도 맛있었고 진짜 좋았다.
연극이랑 뮤지컬과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책을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아직 보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좀 민망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건 맞으니까. ㅋㅋㅋㅋ)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를 만난 게 거의 처음이라 신나서 이야기 많이 했다.
이 친구도, 이런 얘기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니! 라는 반응이었다
정작 전공 얘기는 거의 안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재밌었다 다음에 또 보길
독서 노트 적는 이야기를 했는데
뭔가 나도 잘 적고 싶어서
당장 핫트랙스에 독서 기록용 다이어리를 사러 갔다.
근데 진짜 재밌었던 게
처음에는 마음에 드는 게 여러 가지였는데
막상 거기에 실제로 쓰는 걸 상상하다 보니
- 공간을 유동적으로 쓸 수 있어야 함
- 크기가 적당해야 함 (A5 정도가 가장 편하다는 걸 깨달았다)
- 스프링으로 묶여있어야 함 (스프링이 없는 게 감수할만한 불편함일 거 같아도 실제로 써보면 꽤 답답하다)
- 근데 스프링이 위쪽에 달려있길 바랐다. 적을 때 손에 안 걸리게
이런 조건들이 생겼다.
이걸 핫트랙스에 거의 세 시간을 보내면서 순차적으로 깨달았다.
ㅎㅅㅎ
덕분에 뭔가 내 취향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된 거 같은 느낌!
그래서 신났다.
결국 32절 사이즈 드로잉노트를 샀고
이런 걸 느꼈어 그래서 이걸 샀어!
라고 자랑했더니 다들
음 그래 스케치북을 샀구나
…
라는 반응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웃겼음
자랑 좀 받아줘…
종강엔 뭐다?
종강총회다.
학회 종강총회가 있었다.
22년도 운영진 후기를 발표했다.
요약)
영광입니다.
이번에도 잘 부탁드려요.
종총 회식은 옐로우피자였는데
계산 실수로 인해 에피타이저가 되었고
그냥 식사하러 갔다 (사비)
비타오백 맛있었다
2차도 갔다
물 맛있었다
새로운 분들과 얘기 많이 해서 아주 신났다!
새로운 학회장님과 부학회장님과도 친해졌다.
재밌었다.
그런 와중에
내가 4학년이라니…
를 반복했는데
이번 종강은 뭔가 느낌이 다르다.
내가… 4학년이라니… 내가… 내가…!!!!!
진짜 이거 버그야. 말이 안 돼. 내가 4학년이라니.
아니 근데 생각해보면
중학교랑 고등학교는 둘 다 3년씩 다니잖아.
그런 패턴에서라면 나는 지금쯤 졸업해야 했던 건데
일 년이 더 주어진 거니까 오히려 좋은 건가
ㅋㅋㅋㅋㅋㅋ
여튼 말이 안 됨.
아무튼 그럼.
'마지막'들이 생긴다.
매번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지금 이 조합으로 만나는 건 마지막일 수도 있겠구나 싶다.
마지막일 때 마지막인 걸 아는 건 굉장한 행운이니까. 매 순간을 즐겨야지.
어제 진짜 진짜 우연히
(우연: 요즘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에 꽂힘 -> 유튜브에 라이브 찾아봄 -> 추천으로 뜸)
이걸 봤는데
서른 살에 새로운 도전을 해서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되다니, 정말
인생 모른다…
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최재림 배우님도 원래 성악 전공이었다가 졸업하고 26살에 처음 뮤지컬을 시작했고,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연기를 배우고 돌아와서 30대 초반에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그 후에 7~8년 정도 지나면서 지금 정말 엄청난 배우가 되셨잖아. 그런 걸 보면
지금 20대 초중반의 내가 연연해하는 사소한 것들이 길게 보면 별것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그런 변화들도 결국엔 다 내가 하는, 행동을 취하는 것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이므로
지금 내가 어떻게 하느냐는 또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중요하고.
오늘 종총에서도 말했는데
connecting the dots 표현을 정말 좋아한다
그런 경험을 계속 계속 하게 된다.
‘여기까지만 하면 될 거 같아’ 싶을 때 멈추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점을 하나 더 찍은 것이 시작점이 되어 나를 새로운 곳에 데려간다.
점을 찍을 때는 그게 어떻게 연결될지 모른다. 그러니까
일단 멈추지 말고 점을 찍어야겠다.
그냥 내가 더
열심히 해야지. 열심히 살자!
내가 4학년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