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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날

minigb 2023. 1. 11. 02:29

1.

갑자기 과 단톡방에

예전에 헬스장이랑 공과대학이 제휴한 거 홍보가 새로 올라왔다.

그래서 보니까 내가 몇 달 전에 특가로 결제한 것보다 싼 거야…?

 

당시에 파격 특가!! 문구에 홀려서

제휴가랑 비교도 안 하고 그냥 결제했다.

정말 나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예전 같으면 무조건 비교했을 텐데.

총명함을 잃어가는 느낌

나이 드는 건가?

더 의식적으로 총명해져야겠다.

 

여러명이 같이 결제하면 더 저렴해서 같이 할 사람 구했는데

오늘 진짜로 다 모였다!

 

그래서 기분 짱 좋았음

 

 

2.

식당에서 밥 먹고 있었는데

벽에 싸인이 많은 거야

누가 왔다 갔나- 하면서 보니까

생각보다 이름이 잘 안 보이더라고?

 

근데 진짜

진-짜

문득

 

아 나는 이런 데서 싸인만 보고도 송민호 거 찾을 수 있을 듯 ㅋㅋ

싸인이 장미잖아~~

 

싶었는데 진짜 찾았다.

 

와…

진짜 대박적이었어.

내가 이걸 찾다니!

 

그래서 기분 짱 좋았음

 

 

3.

오랫동안 가르쳐주신 트레이너님이 이직하셔서 새로운 분을 정해야 했는데

예전에 한 번쯤 배워봐도 좋겠다고 생각한 분께 받겠다고 했다.

근데 그분이 인기 많으셔서 아마 내가 그 분께 시간을 맞춰야 할 거라고 하셨고

그땐 그냥 괜찮겠지- 싶어서

네 괜찮아요!

 

하고 보니까 괜찮지 않은 거야 정말.

시간이 정말 안 맞아.

근데 이건 내가 해결할 일이잖아.

내가 괜찮다고 해서 진행됐는데 그렇지 않은 거니까.

 

그래서 정말 죄송하고 아쉽다고 말씀드리고

시간이 맞는 분께 재배정해달라고 부탁드렸어.

 

그런데 막상 그러고 보니

나의 남은 회차에게 내가 너무 무책임한 거야!

나도 나름 원하는 스타일이 있는데

아무런 설명 없이 시간 맞으면 다 괜찮다는 태도였던 게.

 

오늘 운동하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서 주위를 둘러봤는데

마침 그때 수업하는 분들이 정말 정말 많았고

그중에서 뭔가 나랑 잘 맞을 거 같은 분이 있었는데

새로 오셨는지 처음 본 분인 거 같았고

헬스장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으로 성함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나는 잘 모르는 분의 얼굴을 판별하는 정확도가 낮은데

마스크를 쓰면 더더욱 낮아져서

아 이분이 맞나?? 혹시 잘못 알아본 거면 어떡하지???!!!

라던 중에 그분이 수업 끝나고 정리하고 계시길래

지금이 기회인가? 지금이 기회야!

지금 당장 가서 나 수업 받고 싶다고 말씀드리자

 

싶었지만 이런 게 나에게 흔한 일은 아니라서

너무 긴장돼서 물을 마시고 오려고 했는데

혹시 그사이에 사라져 버리실까 봐

진짜 진짜 진짜 큰 용기를 냈다.

 

혹시 보통 이 시간에 수업하시나요?

저 n회 남았는데 수업받고 싶어요!

 

라고 한 것이야.

 

휴…

 

나 정말

 

어쩜 이렇게 성장한 거야…

 

난 너무 뿌듯하잖아요??

 

그리고 나한테

그럼 전 감사하죠~

라고 하셔서 나도 감사했다.

별로 당황스러워하지 않으신 것도 감사했고

 

뭔가 잘 맞을 거 같은 느낌!

촉을 따르는 건 언제나 옳다.

 

그래서 기분 짱 좋았음

 

 

4.

몇 달 전에 이슬아 작가님 강연에서 청중 질문에 답변하실 때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건
어떻게 보면 무책임하기도 하고
가끔 비린내가 나기도 한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신 게 기억에 많이 남았다.

 

이 블로그는

나를 보여주는 곳

내가 느끼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곳

 

나의 이면도 보여주면서

그걸 보고 누군가가 공감하고

혹시 또 누군가가 위로받는다면 정말 좋겠다.

내가 누군가의 글이나 영상을 보면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그랬는데.

 

요즘은 내가

솔직한 것과 날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거 같다.

비린내를 감지할 만한 감각이 부족하다.

 

그래서 일단은

좋은 것만 이야기하려고 해.

예쁜 것들.

 

다만 한 가지 하고 싶은 말은

우린 모두 비슷하다는 거예요.

제가 예쁜 것만 보여주더라도

제게 예쁜 것만 있다는 그런 의미는 아니었어요.






















흥 그럴 리가

너는 ~~~ 잖아,

나는 ~~~ 인걸?

넌 나랑 달라.

난 너랑 달라.

 

싶으시다면.

그럼 그렇게 생각하세요!

 

 

조만간 또

가장 예쁜 것들만 고르고 다듬어서 가져올게요.

그때 같이 예뻐해 주시면

전 정말 기분 짱 좋을 거 같아요!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