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마지막 날에 Five Guys에 갔다.
햄버거랑 핫도그랑 샌드위치 하나씩 시켰다.
근데 뭔가 이상한 거임
속에 고기밖에 없는 거임!
그러고 깨달은 게,
주문할 때 어떤 토핑을 넣어야 하냐고 물어봤을 때 내가 아무것도 안 넣어도 된다고 해서 정말로 고기만 들어간 거였다.
대부분 토핑 같은 거 추가할 때마다 추가 요금 나오니까 여기도 그런 줄 알고 그냥 그랬던 건데
다시 보니 토핑 모두 무료라고 되어 있었는데 내가 못 알아본 거였다
근데 솔직히 메뉴판이 걍 가독성이 안 좋다…
어쩐지
나한테 plain으로 하는 거 맞냐고 계속 물어봤었는데
나는 그래도 제일 기본적인 채소나 소스가 들어있는 게 plain인 줄 알았는데 말이야.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그대로 먹으려다가
아무래도 그러기엔 좀 아쉬워서 햄버거랑 핫도그 들고 가서 토핑 넣어줄 수 있는지 물어보겠다고 했다.
가족들은 아마 안 될 거라고 하셨는데
뭐 어때 일단 한번 물어보자는 마인드로 용기 내서 부탁드렸고
직원 분이 무슨 토핑을 넣고 싶냐고 물어보시길래
추천 조합이 있는지 물어보니 All the Way로 하면 다 들어간다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해달라고 했더니
나한테 이전 주문 번호로 불러주겠다고 하시면서
갑자기 버거를 새로 만드시는 거임
옆 직원분께는 핫도그를 부탁하시는 거임
그러면서 그 옆 직원분이 내가 손에 들고 있는 음식들은 뭐냐고 물어보니까
내 주문받았던 직원분이
Those are garbage
라고 하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음식들은 본인들 책임이 아님을 전하는 직관적인 표현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처음에 받았던 거에 토핑만 추가하면 됐는데
오히려 새 버거와 핫도그를 받아서 맛있게 먹었다는 행복한 결말이다.
여행하면서 있었던 특별한 에피소드 중에 가장 먼저 기록하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별말 없이 새 버거를 만들어주는 직원의 대처와
내가 들고 있던 plain 버거를 ‘garbage’라는 한마디로 정의함으로써 그 상황을 완벽하게 설명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렇지만 당연하게도 우리는 그걸 챙겨가서 공항에서 먹었고 그것도 정말 맛있었다. 패티가 맛있으니까 그냥 케첩만 있어도 진짜 좋았음)
그리고 여행하는 동안
굳이 너무 많은 사소한 것을 신경 쓰지 말고 일단 시도해봐야 한다는 걸 많이 느꼈는데
토핑 다시 넣어줄 수 있는지 물어보러 갔던 게 그걸 보여주는 예시인 거 같아서 좋다.
여담으로
한국 돌아와서 새로 생긴 Five Guys에도 갔는데
리틀 사이즈로 시켜서인지 (아무래도 회전율이 낮을 테니) 버거가 식어 있어서 아쉬웠고
프라이는 맛있긴 했는데 남겼다
근데 내가 남긴 걸 보니 막 엄청나게 맛있진 않았던 건가 싶기도 하다
BCD 순두부가 아무리 맛있어도 한국만큼은 아닌 것처럼
역시 버거는 미국인 건가 싶었다
아니면 내가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건가
뉴욕에서는 별로 기대 안 해서 오히려 만족스러웠을 수도.
그래도 다음에 한 번 더 가봐야겠어
이번에는 그냥 오리지널로 먹어야겠어
https://blog.naver.com/mini_gb/223199210346
Five Guys에서 공짜 버거 받은 이야기
뉴욕 마지막 날에 Five Guys에 갔다. 햄버거랑 핫도그랑 샌드위치 하나씩 시켰다. 근데 뭔가 이상한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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