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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2분기] Gonna Be Stronger Than Hercules

minigb 2022. 6. 30. 00:45

# Overview
4월
휘리릭 가버렸네. 근데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 한 달 전의 내가 또 막 일 년 전처럼 느껴진다. 한 달이라는 시간 꽤 길구나.

5월
4~6월은 학기 중이기 때문에 내가 해야 하는 게 너무나도 명백하고, 생활면에서도 지금까지 해 온 것과 하려던 걸 그냥 하면 되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역시 현실은 예상과 다르고 또 큰 변화를 겪었다.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걸 깨닫고 식단을 그만했다. 나는 내가 정말 식단을 그만하게 될 줄 몰랐다. 체지방률 2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정말 뚜렷했기 때문에. 근데 중간에 그만두게 됐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해졌으면 된 거 아닌가? 그리고 목표 체지방률을 달성하는 것보다도, 내가 정말 꼭 해내야 하는, 더 중요한 것들이 많았다.
내가 욕심부려서 벌인 일들이기 때문에 그걸 다 책임지고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욕심을 줄이면 되는 거였다. ㅋㅋㅋㅋ 그러면 그걸 다 해내기에도 더 수월했을 텐데.

6월
매번 매번 매번 새로운 걸 깨닫고 나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고 또 배우고 성장해서, 대체 언제까지 깨달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끝이 없을 거 같다 정말.
나를 꽤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또 아니었고, 더 많이 알게 됐고. 또 많은 일이 있었고, 또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고. 정말 신기하다.
그냥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는 생각. 내가 사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고,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 맞지 않을 수도 있기에. 내가 놓치고 있는 게 있을 수도 있기에. 근데 또 어느 정도는 내가 생각한 게 맞다는 확신을 가지고 나를 믿고, 그래서 내가 내린 판단을 믿고 의심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자세도 필요하다. 이렇게 상반되는 두 가지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한다. 어느 정도의 선이 조화로운 걸까. 그 경계는 뭘까. 사실은 경계라는 게 없는 걸까? 아닌가 기준이 있는 것도 결국 경계를 만드는 건가. 혼란스럽다. 휴. 쉽지 않다.

음...
분기별 글에 있는 월별 내용은 그때그때 조금씩 적어두고 올리기 전에는 다듬기만 한다.
이렇게 하면 해당 분기 동안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 잘 볼 수 있지만, 왜 이런 말을 썼는지 기억이 안 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지금 내가 그렇다.
어떤 계기로 이렇게 써놨는지 모르겠다.

 

 

# 문화 생활
본 거
썸씽로튼
하데스타운 (부산)

볼 거
아이다 - 우아아가가가각 설레
데스노트 - 우아아가가각 예매대기 됐다. 무려 홍광호 + 김준수 + 서경수 + 김선영 + 장민제 배우님이라구!!! 우아아ㅏ가가각가가가가가가 설렌다 !!!!
킹키부츠 - 우앙아아아가가가각가가가가각ㄲㄱ 설렌다 !!!!
미니언즈 영화 - 우아가가가각ㄲ아아아앙악 귀엽겠다 !!!!


# 글쓰기
1.
'식사일기'를 시작할 때는 정말 그냥 내가 찍어두는 사진들이 아까워서 그걸 올리려는 목적이었는데, 점점 쓰다 보니 그것보다도 잠깐잠깐 짧게 일기를 쓰는 게 정말 좋다. 일기를 예전부터 쓰긴 했지만 그건 분량도 너무 많고 그걸 다시 찾아보게 되진 않는데, 이렇게 일주일 단위로 보니까 올리기 전에 글을 다듬으면서 한 주를 되돌아보는 것도 좋고, 몇 주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로 보이는 것도 좋다.
그리고 지금처럼 분기마다 글을 쓰는 것도 좋은 거 같다. 원래는 한 달 단위로 하려다가 너무 짧은 거 같아서 한 분기(세 달)로 정한 건데 딱 좋다. 너무 길진 않지만 큰 변화가 있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2.
할 일이 많아서 글 쓰는 걸 미룰 때 아쉬워하는 나를 보고 뮤지컬을 보는 것처럼 글쓰기도 나에게 하나의 취미라는 걸 깨달았다.

한때 '요즘 뭐 하고 지내?'라는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모르겠어서 당황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여기에 대답할 말이 없다는 게 또 당황스러웠다.
시간을 막 써서 그런 거겠지? 매일 뭔가 엄청나게 특별하게 하는 건 없는데, 사소하게 유튜브 보고 인터넷 보고 운동하고 집안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긴 한데, 그걸 하루 종일 하는 건 아닐 텐데. 대체 그럼 내 시간은 어디로 가는 걸까? 그런 느낌.

요즘은 가끔 뮤지컬도 보고, 운동도 하고, 집안일을 몰아서 하거나 요리한다고 대답한다.
여기에 새롭게 깨달은 취미인 글쓰기도 포함됐다.
이렇게 나에 대해서 또 새롭게 알아가는 구만 !

 


# Emotional Eater

5월 중순에 식단을 그만하면서 쓴 '과민성 방광' 글을 요약하자면 '너무 힘들 때 맛있는 걸 먹어서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은데 그걸 못 하니까 진짜 돌아버릴 거 같다'이다. 그래서 식단을 그만하고 먹고 싶은 걸 편하게 먹기 시작했다. 덕분에 과민성 방광도 해결됐다.


근데 그게 과해져서 6월 한 달간은 스트레스를 풀려고 먹은 거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약간 음식 중독이었던 거 같기도 한데, 계속 계속 무언가를 맛보고 먹고 싶었다. 그런데 먹으면 배부르니까 맛있다는 것만 느끼고 배는 안 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아 이런 상황이 먹뱉으로 이어지는 걸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 마지막처럼 (As If It’s Your Last)
그런데 아무리 식단을 그만뒀더라도 어쩌다 이렇게 많이 먹게 된 거지? 어쩌다 이렇게 위가 커진 거지? (진짜 위가 커진 듯한 느낌이 든다...) 생각해보니 5월 말에 여행 갔을 때 맛있는 걸 먹으면서 거의 먹방 수준으로 많이 먹은 게 발단이 된 거 같다.

그럼 그때 왜 그렇게 많이 먹었을까. 그냥 맛있게 먹고 배가 막 부르려고 할 때 멈추면 됐을 텐데.
뭔가 앞으로 당분간 이걸 먹지 못할 거 같다는 생각에 그때 최대한 많이 즐기려고 해서 그랬던 거 같다.

근데 그게 사실이긴 하다. 당분간 다시 여행을 갈 일이 없을 거다.
근데 또 사실, 가려고 하면 갈 수는 있을 거다. 딱히 갈 생각을 특별하게 안 해서 그렇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식단을 하던 중에 치팅을 할 때도 굉장히 배가 터지게 (...) 먹었었는데, 비슷한 마음가짐이었다. 당분간 이걸 언제 먹을 수 있을지 몰라. 그러니까 지금 이걸 최대한 많이 즐겨야겠어.
그런데 이것도, 몇 달 후면 또다시 먹을 수 있는 거다. 근데 당장은 그게 너무 먼 미래처럼 느껴지니까 별로 와닿지 않는 거지.

이게 마지막이 아니고, 조만간 이것을 또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주는 힘이 꽤 강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믿음에서 나오는 여유도 있을 거고.

그리고 반대로, 이게 정말 마지막일 것 같다는 직감이 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의 온 최선을 다해서 그것을 붙잡아야 할 거다.

이러한 강약 조절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

 

 

# 특별한 게 일상이 된다면
그러다 또 문득 든 생각이,
위에서 말한 저 두 가지 상황을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여행을 가서 맛있는 걸 먹는 거나 식단 중에 치팅을 하는 건 모두 '특별한 일'이다.
그런데 만약 그 여행지가 너무 좋아서 거기에 살게 되거나, 식단을 더 이상 하지 않아서 먹고 싶은 걸 마음 편하게 먹게 되면 그건 더 이상 이전만큼 특별하진 않게 된다.

돈과 시간적 여유가 많아서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아무 곳이나 여행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게 내가 돈을 정말 많이 벌고 싶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됐을 때도 여행을 가는 게 나에게 특별한 것으로 남아있을까?

특별한 것이 일상이 되길 바라지만 막상 그렇게 일상이 되어버리고 나서 특별함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특별해서 소중했던 것 중 하나가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특별한 것이 일상이 되길 바랐던 과거의 나를 잊으면 안 된다.
지금의 내 모습을 과거의 내가 얼마나 많이 바라왔는지.


# 22년 2분기 목표를 돌아보자
중요한 것 3가지
1. 학교 공부
완주? 어림도 없지 ㅋㅋ
2. 글쓰기
이건 좀 잘 지킨 거 같다. 매주 일기도 쓰고 의식의 흐름도 부지런하게 기록했다.
근데 작년 학회 글은 아직도 안 썼네… 민폐인 건 알지만 빨리 써야겠다.
3. 운동
체지방률 20%? 어림도 없지.
매일 링 세 개 모두 채우기? 어림도 없지. 그래도 운동에 대한 끈은 계속 붙잡고 있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

개인 공부
조기 졸업? 어림도 없지.
캡스톤디자인1? 어림도 없지.
앱 프로그래밍? 어림도 없지.

 

 

# 22년 3분기 목표
이번엔 거창한 것보다도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목표하려고 한다.


1. 인사 잘하기
호신술 수업에서 기합이 중요한 이유를 다뤘는데, 생물학적인 이유도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기합을 넣을 때 나오는 기운이 상대방을 기선제압 한다는 것도 있었다.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헬스장에 항상, 정말 항상 인사를 굉장히 밝게 하시는 트레이너님이 있으신데, 그분을 보면서 정말 나도 저렇게 인사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근데 막상 상황이 닥치면 그 순간에는 아직도 쉽지 않아서 그냥 한 번씩 (엄청난) 용기를 내면서 노력 중이다. ㅋㅋㅋㅋ


자신감이 넘쳐서 좋은 기운을 내뿜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기운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를 위해서 항상 자신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

근데 이게 선후관계가, 기운을 내는 게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사람들이 기합을 지르는 게 아니라, 기합을 지르는 사람이 무시무시해 보이는 걸수도 있듯이 말이다.


자신감 넘치고 흑역사에 연연하지 않고 실수나 부끄러운 일을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면서 거기에서 배우고 깔끔하게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밝고 명랑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리고 그것의 시작은 인사를 잘하는 거다. 인사를 잘해야겠다.

2. 매 순간 집중하기
1) 순간에 집중하지 않으면 놓치는 게 많다.
멍하게 있는 동안 시간이 하염없이 흘러가고, 상대방이 한 말을 놓쳐서 적절한 리액션 멘트와 타이밍을 놓치기도 한다.
그러고 나면 너무 후회된다. 더 잘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그러면 이제 후회하는 데 시간을 보내면서 또 놓치는 게 생기고...
악순환이다.

사실 아까 말한 인사를 잘하는 것도, 인사를 하기에 좋은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한데 그것도 결국 그 순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말 매 순간 집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집중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잘 분리해서, 나중에 회복이 필요하더라도 내가 집중해야 하는 그 순간에는 극도로 집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2) 주변 사람들한테 종종 인생의 목표가 뭔지 물어보는데,
내 대답은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였다. 그러면 가끔 자기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다 보면 돈과 명예는 따라오는 거다... 라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식상한 대답이 돌아왔는데, 최근까지는 전혀 공감 못했는데 며칠 전에 갑자기 와닿았다. 왜지?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돈이나 행복이나 노력이나 그냥 많은 측면에서 그냥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까 말한 것처럼, 무언가를 바란다는 건 지금 내가 보기에 특별한 것이 나의 일상이 되길 바라는 거다. 그런데 특별한 게 일상이 되면 오히려 그것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나를 기분 좋게 하는 게 아닐 수도.

특별한 것들은 일상이 돼도 여전히 특별한 것들인데...
지금의 나에게도 특별한 게 너무나도 많은데 벌써 다 잊어버린 거 같다.

순간에 집중하여 이것들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3. 습관 바로잡기
1) 식습관
아까 말했듯이, 식습관이 엉망이다. 살이 많이 쪄서 다시 식단 하려고 했는데 못 하겠다. ㅋㅋ 그건 4분기에 해야겠다.
이번에는 아주 기본적인 습관부터 들이려고 한다.
a. 무언가를 더 먹고 싶어도 배부를 때 멈추자
b. 스트레스를 먹는 거로 풀지 말자
c. 단 거 먹지 말자
식단을 그만둔 시점부터 평균 심장박동수가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 기름지고 단 걸 많이 먹어서 그런 거 같다.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게 느껴지면 기분이 안 좋다. 건강에도 안 좋다. 오래 살려면 건강해야 해.

2) 생활 습관
자고, 일어나고, 밥 먹고, 일하고, 운동하고, 자는 루틴을 만들었는데 이걸 지켜보려고 한다.
생활 루틴을 만들어서 지키고 그게 체화되어 습관이 되면 나중에 무기력해지더라도 습관에 따라 루틴대로 생활하게 돼서 금방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던데. 한번 해봐야겠다.

 

 

# 여러분
2022년도 벌써 절반이나 지났네요.
라고 적고 보니 도덕책에서 본 듯한 이야기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일을 하다가 물을 마시려고 봤더니 반 컵 정도 남은 걸 보고 누구는 '물이 반밖에 안 남았네'라고 하지만 누구는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고 한다고요.
2022년이 벌써 절반이나 지났지만, 아직 절반이나 남아있기도 합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근! 푸루와 배코'


이 귀여운 푸루를 보고 한 번은 뭔가 슬퍼졌어요.
오늘도 힘내
오늘'도'라는 건, 어제와 그제와 엊그저께와 별다를바 없이 오늘도 마찬가지로,

'힘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힘이 없을 거라는 거구나.
뭔가 이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이걸 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우리 모두 박카스를 들고 있는 너무나도 귀여운 푸루를 보면서 다른 생각 대신 그냥 귀여움 그 자체만 느끼게 되면 좋겠습니다.

모두 2022년 남은 절반도 잘 보내시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