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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3 너무 길어져서

minigb 2022. 7. 3. 23:57

식사 일기(근데 요즘은 식사에 관한 사진을 많이 안 올려서 카테고리 이름을 바꿔야 하나 고민 중. 근데 안 바꿀 듯. ㅎㅎ)의 요일별 내용은 되도록 너무 길게 적지 않으려고 하는데, 오늘따라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그냥 따로 빼내기로 했다. 맨날 주말에 말 많아지는 듯. 아 ㅋㅋ 주말에 한가하구나? ^,^ 할 일이 넘쳐나는데 넌 한가하구나.

 

1.

최근에 왜 때문인지 블로그 첫 번째 인기글이 2월에 쓴, 미니인터뷰의 시작을 알리는 글이다. (엥 근데 지금은 또 아니네! 티스토리 인기글 선정하는 알고리즘이 좀 이상한 거 같다.)

그러고 나서 거의 다섯 달 동안 인터뷰가 하나도 안 올라옴. ㅋㅋ 부끄럽다. 피준도 최근에 인터뷰는 대체 언제 올라오냐고 물어봤다.

압박을 느끼고 첫 번째 인터뷰 녹음한 걸 텍스트로 옮기기 시작했다. 더 웃긴 건 그 첫 번째 인터뷰한 지도 벌써 세 달 넘게 지났다는 사실!

근데 진짜 재밌다... 진짜 재밌다. 부지런히 살아서 해야 하는 것도 다 잘 해내고 재밌는 것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2.

음... 위에 저렇게 적어놓고 나서 몇 시간 후에 또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웃기긴 한데, 원하는 걸 다 가질 순 없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원하는 걸 다 가질 순 없다. 정말. 선택해야 해... 사실 또 이런 생각과 고민과 걱정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버렸다는 데에 대해서 또 자책하게 되고 스스로 한심(...)하게 느껴지는 경지까지 가버리긴 하지만 그래도 깨달음을 얻었으니까 다행, 이라고 하기에는 또 합리화하는 거 같다. 여튼 이미 지나간 시간, 깨달음을 얻었으니까 그 깨달음을 기반으로 앞으로 다가오는 시간을 잘 보내보자. ㅎㅎ. 힘내.

 

3.

아름다운 이 시간을
나는 이곳의 부정적 에너지에 집중하지 않아
내가 원하는 것들만 내 머릿속에 그리네.

- BeWhy, <Forever>

이 표현 너무 멋있다. 부정적 에너지에 집중하지 않아. 내가 원하는 것들만 내 머릿속에.

사는 게 별로 재미가 없다고 하는 말에 공감했다. 근데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자격이 있나 싶다.

없다. 너무 배가 부른 거 같다.

 

4.

뭐... 여러 가지가 겹쳐서 계기가 되어 새로운 인생 목표가 떠올랐는데, 매 순간 현재에 집중하기다. ㅋㅋㅋㅋ 지금 나에게 있는 감사한 것들에 집중하기.

아 매일 좋았던 것들을 써야겠다.

1) 초밥 맛있었음

2) 단 거 안 먹기로 했지만 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거 같아서 케이크를 먹었다. 근데 캐시워크 몇 달 동안 적립해놓은 걸로 기프티콘 사서 공짜로 먹었다! 오예

3) 급발진으로 영화 볼까... 했지만 그러지 않고 와플 먹었다. 맛있었다.

 

5.

누군가가 나를 ~한 사람으로 본다면 화가 날 거 같은 수식어들이 있다. 이곳에서 보여주는 나는 너무나도 의지가 부족한 사람이다. 단 거 안 먹겠다고 해놓고 과연 그 후로 최소 이틀 연속으로 단 걸 안 먹은 날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누가 나에게 '넌 의지가 부족한 사람이구나!'라고 한다면, 속으로 어느 정도 인정은 하면서도 그래도 '아닌데! 우씨 나 그런 사람 아닌데!'라는 마음도 동시에 생길 거다. 그리고 이게 오기와 분노로 승화되어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고 하게 될 거 같다.

요즘 그런 생각을 한다. 나를 행동하기 위한 마인드 컨트롤로, '~를 하면 너는 ~한 사람인 거야. 너 그런 사람이고 싶어?'라는 식으로, 내가 지금 하려는 행동에 대한 수식어를 붙여 보고, 그걸 마음에 들지 않아 하면서 그러한 수식어를 떨쳐내는 걸 내가 그 행동을 하지 않는 동기로 사용하는 거다. ㅋㅋㅋㅋ 말이 왜 이렇게 복잡하냐. ㅋㅋ 간단한 표현으로 정리하고 싶다.

 

6.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라고 하면, 내가 만든 루틴이 뭔가 마음에 안 들어서 어떻게 수정할지를 고민하느라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 또 너무 게으름을 부린 거 같다. 그래서 스스로 '너는 게으른 사람이구나! 맞아? 아니잖아!'라고 생각하다가 화가 나서 저 위에 부분을 쓰게 됐다.

이럴 때면 정말 ... 어이가 없다. ㅋㅋㅋㅋㅋ 그냥 행동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

근데 또 따지고 보면, 이렇게 생활에 관한 건, 정말 고민을 많이 해서 정말 마음에 쏙 드는 것으로 픽스 해놓으면, 그 후에는 그걸 따라가기만 하면 돼서 정말 좋다.

이걸 많이 느낀 계기가, 구글 캘린더를 잘 사용하는 거랑, 이사 준비할 때 가구 배치랑 짐 보관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거든. 그리고 그 덕분에 내 일정 관리하는 것과 집 정리가 굉장히

형식에 맞추어서 아주 잘 되고 있다.

이렇게, 고민을 많이 한 것이, 삶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사실 그렇게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될 부분이니까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하는 게 사실 맞긴 한데...

오늘처럼 막상 그걸 고민하느라 시간을 많이 보내고 나면 아쉽지만

미래의 내가 루틴을 짜느라 시간을 많이 투자한 오늘의 나에게 많이 고마워하겠지?

뭐... 그렇게 생각하니까 갑자기 또 마음이 괜찮아지는 거 같기도.

근데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합리화인 거 같아서 또 별로이기도 하다. ㅋㅋ.

 

7.

ㅋㅋㅋㅋ 이걸 읽고 있는 당신! 혹시 어지러우셨다면 죄송합니다. 말을 자꾸 번복하네요...ㅎ

아, 이미 익숙해져서 괜찮으시다고요? 그렇다면 감사합니다.

 

8.

이전에도 한번 말한 적이 있는데, 이 블로그에는 매번 나의 안 좋은 모습만 보이는 거 같다, 그런데 또 모순적이게도 블로그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 내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한 이유도 그런 거 때문이다.

고등학생 때 대학교 입시를 할 때 자기소개서를 적는 방법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것들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결국 어쩌다 나는 지금의 내가 됐는가를 잘 보여주라는 거다.

이전의 희망 진로는 왜 이거였는지, 왜 갑자기 바뀌었는지, 왜 희망 진로와 관계없는 이 학과에 갑자기 지원하는지,

왜 성적이 떨어졌던 건지, 오른 건지, 성적이 오르는 데에는 무엇이 계기가 되었는지, 어떻게 올렸는지,

왜 이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는지, 왜 이 주제를 선택했는지, 활동하면서 느낀 것은 뭔지, 나에게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왜 이 직책을 맡았는지, 어떤 게 힘들었는지, 그걸 어떻게 해결했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그런 것들.

그리고 이것들을 다 보여주기에는 1000자, 1500자, 1000자, 500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그래서 블로그를 한 거다. 1학년 말에, 랩실에 한때 자주 놀러 갔을 때, 선배들이 대기업 공채를 치르는 이야기를 하면서 한 분이 '혹시 블로그 같은 거 하신 거 있어요?'라고 하셨고, 그 대답으로 '아니요... 그래서 좀 아쉽네요.'라는 식으로 대화하시는 걸 (옅)들은 게 기억에 많이 남았다.

물론 그분들이 말씀하신 건 개발과 코딩을 다루는 기술 블로그에 더 가까웠을 거고, 여긴 그것과 거리가 아아아아아아아주 멀지만... 이것도 좋다 나는. ㅎㅎ

 

9.

아 ㅋㅋ 그래서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자기소개서를 적을 때 결국엔 발전된 내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 갈등 상황이 있었는데 그게 해결되진 않았어요. 제가 의지나 노력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라고 적는다면 별로 매력적으로 보이진 않을 거다 아마...?

그러니까 나도, 이 블로그에서 나의 안 좋은 모습을 너무 많이 보이는 거 같은데

좀 더 발전해서 그것들을 잘 부셔나가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좋겠다.

수식어로 보면 '스스로에 대한 문제는 파악하지만 그걸 해결하진 않는 사람'보다는 '본인을 성찰하고 문제를 찾아 그걸 해결하면서 발전하는 사람'에 더 어울리도록.

 

10.

그러면 나의 이 모든 과거는 흑역사로 보이겠지?

최근에 내가 블로그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블로그를 하다 보니 점점 흑역사에 초연해지는 거 같아서 좋다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전에도 말했듯이, 흑역사를 보면 미친 듯이 부끄럽지만, 어쨌든 과거의 일이 부끄러워 보인다는 건

당시에는 꽤 괜찮아 보였던 것에서 오점을 찾을 수 있을 만큼 그사이에 성장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렇게... 스스로 의지가 너무 부족한 거 같다고 떠들던 22년 7월 3일의 나를 보고

공감하기보다는 부끄럽게 느끼는 날이 오길 바람!